지식의 지평

기획특집

미디어와 혐오

36호 -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민정

1. 들어가며

  혐오와 증오.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우리 시대의 지배적 정서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13개 사건(예: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정인이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등)을 선정한 후 이 사건들을 보도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총 11만 4,000여 개를 분석했더니 ‘권력과 제도, 타인에 대한 적개심’이 두드러졌다(『시사IN』 2023. 9. 13일자).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에서는 약 80%의 응답자가 ‘온라인 혐오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국가인권위원회 2021). 10여 년 전만 해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표출되던 혐오표현이 온라인 공간 전반으로 확산했다. 바야흐로 ‘보통 일베들의 시대’다(김학준 2022).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인종주의, 자민족중심주의와 결합한 혐오표현의 폐해를 일찍이 경험한 유럽 국가들은 온라인 혐오표현 규제를 위해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동시에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김민정 2020). 국제연합은 2019년에 ‘혐오표현에 대한 전쟁’을 선언하고 「혐오표현 대응전략」을 내놓았다.

  그러나 문제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는 듯하다. 복잡한 현실 문제에 실질적 대안을 내놓는 대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얻는 이들(hate mongering politicians)이 오히려 득세하고 있다. 근래에는 딥페이크, 생성형 인공지능 등이 차별과 혐오의 메시지를 더욱 정교하게,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유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물론 만연한 혐오표현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고, 따라서 혐오의 감정을 사회악으로 지목하는 대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진짜 원인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 경쟁의 심화, 테러 위협, 난민에 의한 사회 불안정 등의 현실적 문제가 사람들의 삶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당한 권위로 기능했던 인권, 자유, 평등과 같은 추상적 가치, 보편주의적 규범들이 힘을 잃어가고 극우적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혐오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지적(박진우 외 2019)이 의미심장하다. 한국 사회에 팽배한 과잉능력주의(박권일 2016)[1]와 ‘나만이 정의롭다’는 확신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문화(김학준 2016)[2] 등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혐오와 관련한 여러 주제 가운데 ‘미디어와 혐오’에 주목하는 이 글은 크게 두 방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한다. 하나는 기성 언론(legacy media)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혐오유발보도’의 문제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상의 혐오표현 문제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혐오표현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2. 혐오표현(hate speech) 개념 톺아보기

  국제사회에서 혹은 학계에서 합의해 일관되게 적용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의 개념 정의는 없다. 대표적 예시로 국제연합의 개념 정의를 살펴보면, 헤이트 스피치는 “개인이나 집단을 그들이 누구인지, 즉 그들의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젠더 또는 다른 정체성 요소를 이유로 공격하거나(attacks) 경멸적(pejorative) 혹은 차별적(discriminatory)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구두, 서면, 혹은 행위 형태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United Nations 2019).

  ‘헤이트(hate)’는 ‘혐오’ 혹은 ‘증오’로 번역할 수 있는데,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혐오’는 ① “미워하고 꺼림”과 ② “싫어하고 미워함”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증오’는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이라는 사전적 개념 정의가 보여주듯 ‘혐오’보다 극심하고 강렬한 감정 상태를 뜻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헤이트 스피치의 ‘헤이트’를 ‘혐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시각(김현경·박보람·박승환 2012)도 있고, ‘증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시각(이준웅·박장희 2018)도 있다. 필자는 헤이트 스피치가 혐오(disgust)의 감정에서 출발해 혐오(hate)/증오(hate)의 감정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즉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기반한 모욕적, 멸시적 표현에서부터 폭력 행위를 선동하는 표현까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여러 유형의 표현을 모두 아우르기에는 ‘혐오’ 표현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자 로진(Paul Rozin)은 사람들이 부패하거나 오염된 물질을 보면 느끼게 되는 불쾌감이 ‘혐오’의 주된 내용이라 봤고(이준웅·박장희 2018), 법철학자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은 사람들이 시체, 구더기, 배설물 등을 접하고 느끼는 ‘원초적 혐오(disgust)’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오염원의 속성을 사회의 특정 집단에 투영하는 것, 가령 특정 집단을 우리보다 더 동물적이고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악취를 풍기며 불결하다고 말하면서 그들을 멸시, 차별, 배척하는 ‘투사적 혐오’는 공정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누스바움 2015). 

  누스바움은 또한 두려움에서 뻗어 나오는 감정인 혐오와 증오가 인간의 본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위험이 닥치거나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두려움이 커지는데 이때 ‘내가/우리가/내집단(ingroup)이 겪는 어려움이 너/그들/외집단(outgroup) 때문에 발생했다’며 비난할 대상을 찾아 공격하고 미워하고 혐오함으로써 거짓 통제를 되찾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타인을 무시하면서 스스로의 지위를 확인하려는 잘못된 욕망이 커진다는 설명이다(누스바움 2020). 혐오는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에 따라 집단적으로 형성된 감정이며 느닷없이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고 양성된다는 카롤린 엠케(Carolin Emcke)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엠케 2017). 

  이러한 혐오라는 감정의 속성을 이해하면, 혐오표현의 기저에 ‘우리(내집단)’와 ‘그들(외집단)’에 대한 구분, 내집단에 대한 편애와 애착, ‘우리’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믿음 등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혐오표현이 주목하는 ‘혐오’는 일시적 혹은 개인적 차원에서 발현되는 감정으로서의 혐오가 아니라 인종주의·자민족중심주의·반유대주의·성차별주의 등의 우월주의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지속적, 사회적 의미의 혐오다(김민정 2019). 특정 집단을 열등한 존재이자 차별받아 마땅한 존재로 규정하는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둠과 동시에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사회구조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혐오표현이고, 따라서 혐오표현은 욕설, 불쾌한(offensive) 언어 등이 아니라 차별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김민정 2014; 이승현 외 2019). 

3. 혐오유발보도

  혐오표현의 뿌리에는 편견(prejudice)이 있다(올포트 2020). 행동과학자들이 밝혀낸 인간 뇌의 작동방식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끝없이 인종, 교육 수준, 사회 계층, 젠더 등으로 상대방을 범주화하는 성향이 있다(아가왈 2021). 부지불식간에 상대에게 사회적 범주를 할당하고 그를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그가 속한 집단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적 특성에 따라 대한다. 한마디로 고정관념(stereotype)에 기반한 인지 처리 과정이다. 

  본래 인쇄업에서 사용하던 용어인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을 사회심리학적 의미, 즉 ‘고정관념’으로 처음 사용한 사람은 언론인 출신 정치사상가 월터 리프만(Walter Lippmann)이다(아가왈 2021). 리프만은 이제는 고전이 된 저서 『여론(Public Opinion)』(1922)에서, 우리가 특정 집단을 생각할 때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pictures in our heads)”을 고정관념이라 칭하고, 또한 언론을 “우리와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라고 했다.

  리프만의 이러한 통찰은 미디어 프레임(frame) 연구자들의 시각과 일치한다. 언론은 특정한 사건이나 현상을 묘사하거나 정보를 제공할 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기보다 사건의 특정한 측면을 강조하고 생략, 축소하여 보도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유도한다(Entman 1993). 언론이 제공하는 특정 집단에 대한 담론은 이들에 대한 언론 수용자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고정관념은 언론에 의해 증폭되고 강화된다(아가왈 2021). 

  가령,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 보도를 접한 뉴스 수용자는 이주민 대다수가 불법체류자라고 여기며 나아가 이주민을 잠재적 위협 집단으로 인식하는 등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심홍진·이훈·연지영 2021). 언론 보도, 특히 범죄 뉴스가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음을 지적한 연구도 있다(양혜승 2018). 자폐 성향 아이의 부모가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이 자폐 성향 행동을 선정적으로 묘사해 장애 아동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고 장애 혐오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낸 최근 사례도 있다(김승섭 2023; 『미디어오늘』 2024. 2. 24일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10.29 참사 희생자 등을 공격하는 말에서 볼 수 있듯, 때로는 비극적 사건 또는 사고의 피해자가 비난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범죄와 사고의 희생자에게 책임을 귀인하는 것을 ‘피해자 비난(victim blaming)’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일레인 월스터(Elaine Walster)가 제안한 방어적 귀인 이론(defensive attribu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자신을 피해자와 다르게 지각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는 피해자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다(함승경 2022). 피해자 비난 현상 역시 언론의 보도 방식과 연관되어 있다(홍주현·나은경 2016).

  상대방을 범주화하고 그 사람을 개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일반적 속성으로 (과잉)일반화해 고정관념에 따라 그 사람을 판단하는 인간의 인지적 속성을 고려하고, 또한 언론의 보도방식이 그러한 고정관념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혐오표현 그 자체뿐만 아니라 “혐오 또는 혐오표현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보도”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심홍진 외(2021)는 이러한 보도를 “혐오유발보도”라고 칭하면서 그 대표적 유형으로 “특정 대상의 외모를 화제화하면서 감각적 혐오를 유발하는 기사,” “특정 대상의 출현이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프레임으로 사회와 특정 공동체에 생존적 혐오를 야기하는 기사,” “특정 대상이 구성원 공동체의 관습에 어긋난다며 문화적 혐오의 단초를 제공하는 기사,” “특정 대상이 기존 권력 구조 또는 위계를 위협한다며 권력적 혐오의 교두보가 되는 기사” 등을 꼽았다. 

  국내 언론이 혐오유발보도를 하는 이유는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박진우 외 2019). 첫째, 균형 보도 관행이다. 가령 장애인 관련 제도나 처우 개선 정책 보도에서 언론이 ‘사회적인 찬반양론’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양쪽의 견해를 ‘균형 있게’ 보도하기 위해 혐오표현에 해당하는 주장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혐오표현을 그대로 옮기는 ‘받아쓰기’ 관행, 언론인들의 인권 감수성 부재, 그리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소규모 온라인 언론사들이 돈벌이 전략 차원에서 온라인 혐오표현을 보도에 거리낌 없이 사용하거나 심지어 극단적으로 부각하면서 공공연하게 갈등과 혐오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이 내뱉는 혐오표현은 그들이 갖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더욱 경계해야 하는데 국내 언론은 이들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중계하고 있어 문제다(김민정 2022). 기성 언론이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을 보도함으로써 극단주의자들의 발언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혐오를 더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Whitney 2018). 

4. 디지털 미디어와 혐오표현

  디지털 미디어는 혐오표현의 표출과 확산을 손쉽고 편리하며 강력하게 만들었다. 그 이유와 관련 양상을 짚어본다. 

  우선, ‘1인 미디어’와 ‘개인 미디어’ 같은 용어가 보여주듯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누구나 발화자가 될 수 있고 미디어 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정보의 생산자(예: 신문사, 방송사)와 정보의 수용자(예: 신문 구독자, 방송 시청자)가 분리되어 있었고, 소수의 정보 생산자가 어떤 내용이 공적 담론에 포함될지를 취사선택해 전달하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아무런 제약 없이 손쉽게 말하고 널리 유포할 수 있다. 

  ‘누구나’에는 혐오단체, 테러리스트, 인터넷 트롤(Internet troll)[3]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이들에게 혐오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스피커를 제공한 셈이다. 애덤 클라인(Adam Klein)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혐오단체들이 자신들의 본성을 은폐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혐오 사이트의 외양을 일상 정치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처럼 보이게 해놓고 여기서 혐오발언을 세탁해 ‘정보’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클라인 2023). 특히 주목할 부분은, 혐오단체들이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검색엔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온라인 세계의 주류 문화에 ‘혐오 문화’가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클라인 2023).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게시판의 여성 관련 게시물을 분석한 엄진(2016) 역시, 일베 이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전형적인 ‘일베’와 거리를 두면서, 즉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나 극단적 형태의 표현은 은폐하고 ‘양성평등’을 앞세우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여성혐오 이데올로기가 현실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량된 담론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온라인 공간이 보장하는 익명성, 온라인에서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기 쉽다는 점 등도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는 차마 표명하지 못할 혐오의 언어를 온라인에서는 쉽게 내뱉을 수 있게끔 하는 요인이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사회적 정체성 발현에 주목한 지지 파파차리시(Zizi Papacharissi), 패트릭 오설리반(Patrick O’Sullivan), 앤드루 플래너긴(Andrew Flanagin) 같은 학자들은, 개인들의 즉각적인 동조 혹은 거부 정서의 표현들이 연결되고 증폭될 수 있는 온라인 미디어의 구조적 특성을 새로운 방식의 집단 정체성의 출현 및 충동적이고 자극적 형태의 공격성을 지닌 온라인 공동체의 출현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는다(이신행 2021). 이렇게 형성된 온라인 공간에서의 집단 정체성은 내집단 편애와 외집단 거부를 강화하고 때로는 혐오표현의 표출로 이어진다.

  정보가 무한대로 공급되는 디지털 세상, 즉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의 세상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기 위해 혐오표현을 일부러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자극적인 말, 극단적인 말을 사용해야 조회 수가 올라가고, ‘좋아요’ 숫자도 올라가고, 구독자도 늘어나고, 슈퍼챗 후원도 늘어나는 것이다. 혐오 발언/영상이 높은 조회 수, 추천 수 등을 기록해 널리 퍼진 후에는 ‘매운맛’에 중독된 사람들이 ‘점점 더 매운맛’을 요구하고, 정치 유튜버들은 ‘위장 좌파’나 ‘위장 우파’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증오의 전사’가 되고,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더 극단으로 안내하는 악순환이 벌어지면서 혐오의 정서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증오 비지니스’가 성행하고 있다(『국민일보』 2020. 12. 21일자). 혐오 정서를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면서 수익을 얻는 현상은, 여성혐오 발언과 유튜브 및 아프리카 TV의 토크/캠방 방송 영상 수익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실증 연구(김지수·윤석민 2019)와 2022년에 청년참여연대가 진행한 슈퍼챗 후원 수익 상위 5개 채널의 혐오 발언/영상 모니터링 결과 등에서도 확인됐다. 

  개인 맞춤형 기술 및 추천 알고리즘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정보에만 노출되고 다양한 의견이나 주제를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어 ‘필터 버블(filter bubble)’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간의 갈등이 첨예했을 때 조회 수와 댓글 수가 높은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2곳과 진보성향 유튜브 채널 2곳을 선정한 후 각 채널 영상에 댓글을 단 1,600명씩을 추출해서 이들의 활동 양상을 봤더니 보수와 진보 채널을 넘나들며 이용한 사람은 17명에 불과했다(『국민일보』 2020. 12. 10일자).

  게다가 사람들은 인지부조화를 피하기 위해 자신이 기존에 믿는 바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자기 생각과 어긋나는 정보는 거부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을 보이는데, 온라인에서의 편향된 정보 습득은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반대로 확증 편향은 온라인에서의 편향된 정보 습득을 강화한다.

  편향된 정보 습득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동종애(homophily) 현상, 반향실(echo chamber) 효과와 맞물리면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가 심화된다. 집단 극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류하다 보면 더 극단적인 견해를 갖게 된다는 것인데, 논의 과정에서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동의를 얻기 쉽기 때문에 토의 결과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남아 있기 싫은 사람들은 떠나게 되면서 종국에는 더 극단적인 사람들만 남게 되어 내부 동질성은 더욱 강화 되고 다양성은 약화된다(Sunstein 1999).

  한국의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표현이 ‘놀이’, ‘드립’, ‘유머’로 인식되고 있다(김수아·김세은 2016)는 점도 특징이다. 유머는 혐오의 정서를 무난하게 유통시키는 ‘당의정’ 역할을 하는데, 다른 사람의 약점에 대해 웃는 사람은 웃음거리가 된 사람을 하나의 대상물로 간주하게 되며 이때의 웃음은 경멸감을 표현하는 것과 관련된다(류종영 2005).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특정 대상을 향한 부정적 편견을 비하성 유머를 접한 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김지혜 2019). 보통의 상황에서는 사회규범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다가 비하성 유머를 접하는 순간 금기된 영역의 빗장이 풀리고 차별을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김지혜 2019). 또한 유머는 타인에 대한 혐오감을 가벼운 농담으로 둔갑시켜 혐오를 확산시키고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연지영·이훈 2020).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표현을 일삼는 이들은 목소리가 클 뿐 숫자는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포털 뉴스 댓글을 기준으로 할 때 100명당 7명의 비율로 댓글을 남기는 것으로 조사됐고(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른바 ‘헤비 댓글러’가 남기는 댓글 수가 압도적으로 높다(『에스비에스(SBS)』 2021. 1. 4일자). 그러나 감정의 전염 현상이 온라인에서도 작동한다는 점(Coviello et al. 2014; 최영 2019: 127에서 재인용)을 감안하면, 설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표현이 소수의 적극적 활동의 결과라 할지라도 그 위험성은 줄지 않는다. 

  혐오표현의 피해자는 낙인과 편견으로 인해 일과 학업 등 일상생활에서 배제되어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고 지속적인 긴장 상태나 무력감에 빠지거나 자존감 손상으로 인한 자살 충동, 우울증, 공황발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홍성수 외 2016). 이러한 피해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에서 가중되고 확산된다. 온라인 혐오표현은 반복 게시와 ‘펌’을 통해 널리 확산되며, 온라인 ‘박제’를 통해 지속된다. 때로는 온라인상의 ‘저격’ 문화로 말미암아 그 피해가 가중되고, 피해자의 신상공개나 오프라인 위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혐오표현은 표현 그 자체로도 큰 해악을 끼치지만, 특정 집단을 향해 반복적으로 발현되는 혐오표현은 회피, 차별, 물리적 공격, 절멸(올포트 2020)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아울러 혐오 감정의 전염은 결국 동료 시민을 혐오의 대상, 무시와 차별을 받아 마땅한 존재, 배제와 척결의 대상으로 보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나 토론, 타협을 통해 사회의 공동선을 찾아가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누스바움 2020). 

5. 나가며

  지금까지 혐오와 미디어를 주제로 혐오표현 개념의 핵심을 짚고, 혐오유발보도의 문제, 온라인 혐오표현 문제를 다뤘다. 이제 원론적 수준이지만 대응방안 몇 가지를 상기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언론은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혐오표현을 다룰 때 현상 그 자체를 전달할 게 아니라 발언의 맥락을 짚고, 발언의 의미를 인권의 관점에서 해석하며, 명확한 관점을 갖고 혐오표현을 비판해야 한다. 관련해서 2020년 1월 한국기자협회 등 9개의 미디어 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가 함께 발표한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에 담긴 것처럼 언론은 “다양한 사회현상과 발언 등에 혐오표현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전달”하고, “사회적 소수자를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편견을 확산시키거나, 이들이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는 공포를 부추겨 그들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혐오표현에 적극 대응”하며, “주요 정치인, 고위 공무원, 종교 지도자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이 하는 혐오표현은 그 배경과 맥락을 파악해 비판적으로 전달”하고, “허위조작정보로 증폭되는 혐오표현을 철저한 팩트체크를 통해 비판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혐오표현 대응은 크게 혐오표현 발화를 직접 금지하는 ‘행위 규제’ 조치와 혐오표현을 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발화되더라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환경 조성’ 조치(이승현 외 2019)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둘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실로 방대한 규모의 표현물의 양, 급속한 전파성 등을 고려할 때 행위 규제만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혐오의 언어를 만날 때 반대할 수 있는 용기, 즉 대항표현(counter speech)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아시(Asch)의 순응실험(confirmity experiment)에 따르면, 사람들은 웬만하면 대세를 따라가는 성향을 보이지만 한 명이라도 용기 있게 정답을 말하면 그때부터는 정답을 알고는 있었지만 먼저 말할 용기가 없었던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답을 말하기 시작한다(누스바움 2020). 범죄 기사에 달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이 미디어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효과를 실험연구를 통해 알아봤더니, 지역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을 누군가가 반박한 경우에, 즉 미디어 이용자들이 대항표현에 노출된 경우에는 지역감정 조장 댓글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이은주 2021). 

  국민 개개인의 용기 있는 연대도 물론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국가가 대항표현의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물질적, 교육적 지원을 해야 한다(겔버 2019). 아울러,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은 혐오/증오의 목소리가 전면에 나오지 않도록 플랫폼의 디자인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불평등의 심화, 경제위기, 기후위기 등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드는 요인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러한 삶의 조건 속에서 피어오르는 혐오와 분노의 감정을 잘 승화해야 한다. 엉뚱한 대상을 멸시하고 조롱하며 응징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대신, 제대로 된 항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잘못된 구조와 제도를 개선하는 동력, ‘이행분노’로 발전시켜야 한다(누스바움 2020). 우리는 혐오를 거부하고 상황을 개선할 전략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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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박권일은 혐오하는 주체는 자신을 우월한 존재로, 혐오대상을 열등한 존재로 바라본다는 점에 주목한다. 능력에 따른 차별 대우가 정당하다는 능력주의만 강조하다 보면 사회구조에 내재한 불평등을 무시하는 오류를 저지르기 쉬운데, 한국 사회에 팽배한 과잉능력주의는 능력에 따른 대우를 넘어서 무능력자나 저능력자에 대한 멸시와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 [2]
    김학준은 정치혐오 현상을 다루면서 정치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익을 재분배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이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정의롭다’는 확신에 매몰되어 타인을 비난하고 혐오하며 스스로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않는 반성찰적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정치가 대립하는 세력들 간의 타협의 산물이고 그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예측 불가능한 일, 통제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통제 불능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고 ‘순수성’에 집착하기 때문에 기성 정치인을 혐오하고 순수한 초인을 요청하며 선험적인 정의 이외의 것들은 소통이나 합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은 적으로 낙인찍는다는 것이다.
  • [3]
    인터넷 트롤은 논쟁적이거나 선동적인 내용, 또는 공격적이거나 불쾌한 내용을 일부러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고 이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 소개

김민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산학협력단장이다. 연구 관심 분야는 언론·표현의 자유, 혐오표현, 언론 윤리, 인공지능 윤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