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학술도서
기본 정보
도서 소개
『서수일기』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해동지도』, 『1872년 지방지도』처럼 군현별 정보를 상세히 담고 있는 지도들을 풍부하게 활용하여 암행어사의 이동경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박내겸이 거쳐간 명승지의 풍광을 담은 회화를 수록해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땅을 밟아보는 특별한 여정을 선사한다.
상상력 자극하는 논픽션 평안도 암행일기
박문수는 암행어사계의 레전드다. 암행어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유독 박문수를 떠올리는데 탐관오리를 벌하고,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정의로운 모습은 특히 『박문수전』에서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박문수가 실제로 암행어사였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실제 암행어사는 어떤 모습일까? 암행어사는 동아시아에서도 조선에서만 시행되었던 제도로 조선의 관료체제에서도 매우 특수한 관직이었는데, 순조 22년(1822)에 전국 8도에 처음으로 빠짐없이 암행어사가 파견되었다. 이 시기에 평안남도 암행어사로 파견된 박내겸은 윤3월 16일부터 7월 28일까지 약 4개월 반 동안 평양을 포함한 청천강 이남 평안도 지방의 군현 23개를 돌며 암행어사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임무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는데 이것이 현재 전해지는 『서수일기』다.
『서수일기(西繡日記)』는 평안도 암행어사의 일기이다. 조선시대에 평안도 지역은 ‘서(西)’라고 지칭되었다. 일찍이 고려시대에 평안도의 중심인 평양에 서경(西京)이 설치되었으며, 그 지역은 철령의 서쪽이라는 뜻에서 관서(關西)라고 불려왔다. 암행어사란 겉옷 밑에 남몰래 비단옷을 감추어 입는 존재라는 뜻에서 비단 ‘수(繡)’가 암행어사를 가리키게 되었다. 『서수일기』를 지은 이는 순조 22년(1822) 평안남도 암행어사로 파견된 박내겸(朴來謙, 1780~1842)으로서, 그는 서계(書啓)와 별단(別單) 등 공식 보고서 외에 이 기행 일기를 남겼다. 『서수일기』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일기에는 암행어사 출도를 외친 후 늠름하게 관아에 들어가 탐관오리들을 벌하는 정의로운 모습뿐 아니라,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능청맞게 거짓말을 하며 연기하는 일, 감사가 벌이는 잔치를 부러워하며 구경하던 중 군졸이 몽둥이를 들고 와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내쫓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일처럼 웃지못할 해프닝도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날그날의 사건 외에도 거쳐 간 장소, 각 고을의 형세와 분위기, 만난 사람, 하루 이동거리가 빠짐없이 적혀 있고, 특히 각 지역의 명승지는 반드시 방문하고 그 감상도 일기로 남겼다. 또한 눈치 빠른 기생들 앞에서 신분이 탄로 나 당황했다는 고백, 기생과 동침한 일까지도 빠짐없이 적었던 것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일기는 매우 솔직하게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목차
순조 22년(1822)
윤3월 16일~윤3월 26일 왕명을 받아 평안도에 들어가다
윤3월 27일~4월 9일 평안도 동남쪽을 돌아 평양으로 향하다
4월 10일~4월 21일 동북쪽 끝인 영원을 돌아 순천까지 암행하다
4월 22일~5월 15일 서쪽과 남쪽을 돌아보고 순안에서 처음 출도하다
5월 16일~6월 9일 서남과 동북, 끝에서 끝을 돌아 안주에서 출도하다
6월 10일~7월 13일 다시 한 바퀴 돌아 평양에서 출도하다
7월 14일~7월 28일 130일 되는 날에 복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