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학술도서
기본 정보
도서 소개
『비극의 탄생』은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니체가 불과 28세에 쓴 처녀작으로서 니체의 청년기 철학을 대표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 니체는 그리스 비극의 탄생(1~11장)과 죽음(11~16장), 재생(17장 이하)을 다루고 있는데, 주된 내용은 ‘그리스 비극은 서로 대립하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화해하면서 탄생하게 되었고, 아폴론적인 것이 소크라테스적인 논리적 지성주의로, 그리고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일상적인 거친 감정의 표출로 전락하면서 비극은 죽음을 맞게 되었으며 바그너의 음악을 통해서 부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이 책은 그리스 비극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기원과 그것이 몰락하게 된 계기에 대한 고전문헌학적 탐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책은 당시의 고전문헌학에 대한 도전이었기에 철학사에서 갖는 의미 또한 더욱 컸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이래 서양 형이상학과 거기에 입각한 서양 역사는 논리적 지성에 입각한 학문을 진리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로 내세우면서 비극적인 음악과 신화를 비하해 왔는데, 이 책은 그러한 흐름과 벌이는 대결이라 할 수 있다. 니체의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 아도르노와 하이데거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구조주의의 서양 형이상학 및 서양 역사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음악과 비극이란 무엇이고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예술 철학적 문제, 세계의 궁극적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형이상학적 문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들까지 다루고 있다. 이러한 다차원적 성격에 힘입어 이 책은 여러 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도 비극론과 예술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 되었고, 이 책에서 니체가 전개하는 ‘디오니소스’에 대한 사상은 예이츠(W. B. Yeats), 말라르메(S. Mallarm), 릴케(R. M. Rilke), 토마스 만(Thomas Mann) 같은 예술가들에게도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한편 이 책은 니체 자신의 사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후일 그가 전개하는 영원회귀 사상과 힘에의 의지 사상, 관점주의 철학의 단초를 담아내고 있다.